게임 디자이너라면 읽어야 할 책들 중 하나로 소개되는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을 읽었다.
사실 구매한 지는 꽤 됐는데, 이제서야 읽는 것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트위터에서 본 한 만화 때문이었다.
'만화로 배우는 웹툰 스토리'라는 계정에서 다룬 것인데, 원본 만화는 삭제되었으나 연관된 트윗은 남아 있어 첨부한다.
내향적인 분들은 본능적으로, 불안을 느낍니다.
평소에도 존재의 불안을 느끼기에, <의미나 메세지>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죽을 맛인데 다른게 대수롭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매체를 막론하고, 흥하는 컨텐츠는 내향적인 사람들 뿐만 아니라 외향적인 사람들도 두루두루 좋아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내향적인 분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메세지> 가득한 작품의 <오락성>에 집중해보시길 권장합니다.
최근 재미란 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었다.
내가 기존까지 생각하던 객관적인 재미란 '오락성'이었고, 내향인으로서 그러한 재미의 필요성은 알겠지만 대체 그것의 의미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나가야 할 지에 대해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그 때 발견한 것이 바로 앞의 트윗이다.
트윗을 읽고, 드디어 이 책을 읽을 용기가 생겼다.
어려운 내용일 것만 같아 미뤄두고 있었는데...
어려울 것 같은 제목과는 달리 그림책이다! 페이지를 펼쳤을 때 왼편에는 글이, 오른편에는 그림이 가득 차 있다.
이 책은 재미란 무엇인가에 대해 뇌과학적으로 설명하면서 게임이 왜 재미있는지 설명하고,
게임과 게임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이 가야 할 방향성과 고민해 볼 만한 문제를 제시한다.
유익한 책이었기에 요약하면서 읽었고, 이 책을 한 장으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라프 코스터는 재미를 '학습'으로 설명한다.
뇌는 패턴으로 인식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새로운 패턴을 발견하고 이를 분석하는 학습의 과정을 거친다.
게임은 이런 '학습'에 유용한 도구이며 그러한 학습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재미있는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게임을 선택하는 취향에 대해서도 다룬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풀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는 문제를 고르며, 이러한 선택이 게임을 선택하는 취향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하지 않을 것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며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할 것을 권장하기도 한다.
또한 흥미로웠던 것은 게임과 이야기에 대한 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 최근 진로를 탐색하면서, 고민하고 있었던 부분 중 하나였는데 그것은 바로 "꼭 게임이어야만 되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게임을 만들면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게임을 통해 내가 하고자 하는 바가 다른 방식으로도 실현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대안이 바로 '이야기를 만들며 살아가는 것'이었다.
이렇게 비슷하다고 인지하면서도 게임과 이야기가 다르다고 느끼기 때문에, 난 결국 게임개발을 하며 살고 싶다고 결정했다.
그렇다면 대체 게임과 이야기는 무엇이 다른 것일까?
궁극적으로 내가 발견한 차이점은 이것이다. 게임은 도구이며, 이야기는 그 안의 내용물이다.
사실 나는 이야기를 만들면서 살아가고 싶은 것일지 모른다. (실제로 그렇게 느낀다.)
하지만, 그 도구가 게임이었으면 한다. 게임이 기존의 '이야기' 매체들보다 더 넓은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게임을 만들면서 살아가고자 한다.
다음으로 게임을 만드는 데에 있어 유용할 수 있는 정보들이다.
결국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게임 내에서의 '학습' 과정을 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학습 과정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위의 체크리스트가 도움이 될 것이다.
내용도 굉장히 흥미로웠고, 책 자체도 재미있었다.
괜히 게임 디자이너의 필독서 중 하나로 꼽히는 책이 아닌 듯.
재미를 만들어가는 사람으로서 대체 재미가 무엇인가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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